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자신의 AI 스타트업 xAI를 공식 인수했다. 머스크는 2026년 2월 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공식 웹사이트에 "인류의 미래를 앞당기기 위해 xAI가 스페이스X에 합류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게시하며 인수 사실을 공식화했다.
이번 거래는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xAI 주식 1주가 스페이스X 주식 0.1433주로 교환되는 구조다. 네바다주 사업 등록 문서에 따르면 합병은 2월 2일에 최종 마무리되었다. 스페이스X는 약 1조 달러(약 1,450조 원), xAI는 2,500억 달러(약 363조 원)로 평가되어 통합 법인의 기업가치는 1조 2,500억 달러(약 1,813조 원)에 달하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합병이다.
공식 발표 이전에 시장에서는 '합병(merger)'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으나, 거래의 실질적인 구조는 스페이스X가 xAI를 매입하여 편입하는 형태다. 통합 이후에는 AI, 로켓, 위성 인터넷(스타링크), 모바일 기기 직접 통신, 소셜 미디어 플랫폼(X)까지 하나의 축으로 묶이는 수직 통합 구조가 완성된다.
머스크가 이번 합병의 핵심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궤도 데이터센터(Orbital Data Center) 구상이다. 스페이스X는 2026년 1월 30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최대 100만 기의 위성을 저궤도(LEO, 500~2,000km)에 배치하는 궤도 데이터센터 별자리(constellation) 인가를 신청했다. 위성들은 태양 동기 궤도와 30도 경사각 궤도에 배치되어 일조 시간을 극대화하고, 태양광 에너지로 AI 연산을 수행한다.
머스크는 성명에서 "지상 배치의 제약에서 벗어나면, 몇 년 안에 AI 컴퓨팅을 가장 저렴하게 생산하는 방법은 우주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이스X의 FCC 제출 자료에 따르면, 스타십이 완전한 재사용성을 확보할 경우 연간 100만 톤의 위성을 발사하여 100기가와트(GW)의 AI 연산 용량을 매년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자율 우주 항해(Autonomous Space Navigation)'에 있다고 분석한다. 머스크의 장기 목표인 화성 이주에서 지구와의 통신 지연(편도 약 4~24분)은 근본적인 장벽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우주선이 스스로 판단하고 기체를 제어하는 자율 AI가 필수적이며, 이는 단순한 자동화(Automation)를 넘어선 자율성(Autonomy)의 실현을 의미한다. xAI의 대규모 언어 모델과 추론 엔진이 스페이스X의 로켓 및 위성 인프라와 결합되면 이 비전에 한 발 더 가까워진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Department of Defense) 장관은 xAI의 Grok 모델을 군사 네트워크에 통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양사의 합병으로 스페이스X의 군사용 위성 통신 서비스 '스타실드(Starshield)'에 xAI의 AI 모델을 결합한 패키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이는 전장에서 실시간 위성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그 결과를 즉각 전달하는 '우주 기반 군사 AI' 시스템의 기초가 된다.
월가에서는 합병 법인이 2026년 중반(6월 전후) 최대 500억 달러(약 72조 원) 규모의 IPO를 추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기업가치는 최대 1조 5,000억 달러(약 2,175조 원)까지 평가될 수 있으며, 이는 2019년 사우디 아람코의 IPO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자신의 생일과 행성 정렬 시기에 맞춰 6월 중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에서 가장 핵심적인 비판은 이해 상충 문제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약 18%, 스페이스X 지분 42%(의결권 기준 79%)를 보유하고 있으며, xAI 역시 지배하고 있다. 즉, 한 사람이 거래의 양쪽 당사자를 모두 통제하는 구조에서, 거래 조건의 공정성을 누가 보장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스페이스X의 기존 주주들은 회사의 자본이 머스크의 개인적인 AI 야심을 채우는 데 과도하게 사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현금 흐름이 일방적으로 테슬라에서 머스크의 비상장 기업들로 이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xAI는 막대한 자금을 소진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xAI는 2025년 1~9월 사이 현금 78억 달러(약 11조 3,000억 원)를 소진했으며, 3분기에만 14억 6,000만 달러(약 2조 1,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은 멤피스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었으며, 월간 현금 소진율은 약 10억 달러(약 1조 4,530억 원)에 달한다.
일렉트렉(Electrek)은 "머스크가 경쟁에서 뒤처진 소셜 미디어/AI 기업인 xAI를 구제했다"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제는 이번 거래를 "우주로 포장한 내부거래"라고 표현하며, 실질적으로는 스페이스X의 안정적 수익(2025년 매출 150~160억 달러, 영업이익 약 80억 달러)으로 xAI의 막대한 적자를 메우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테슬라 주주들은 이미 머스크를 상대로 신탁 의무(Fiduciary Duty) 위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테슬라가 AI 인재와 기술 확보를 명분으로 xAI에 20억 달러를 투자했으나, 그 xAI가 결국 스페이스X로 편입되면서 테슬라 주주들의 투자 가치가 희석되었다는 주장이다. 테슬라가 합병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주주들의 불만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머스크를 향한 사법 리스크가 글로벌 차원에서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 경찰의 X 사무실 급습, EU 집행위원회의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조사, xAI의 Grok 이미지 생성기에 대한 다국적 당국의 수사 등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거대 플랫폼, AI, 우주 인프라가 한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에 대해 각국 규제 기관이 독점 금지법 위반 여부를 정밀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이스X가 FCC에 제출한 궤도 데이터센터 인가 신청은 이미 FCC의 공식 접수(acceptance for public comment) 단계를 통과했으며, 공개 의견 수렴 마감은 2026년 3월 초로 예정되어 있다. 이로써 첫 번째 규제 허들은 넘었으나, 기술적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스페이스X가 제안한 궤도 데이터센터의 기술 구조는 기존 통신 위성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기존 위성이 데이터 중계(relay)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번 제안은 위성이 AI 추론(inference), 실시간 분석(analytics), 데이터 필터링(filtering) 같은 에너지 집약적 연산을 궤도에서 직접 수행한 뒤 결과만 지상에 전송하는 구조다. 위성 간 통신에는 광학 링크(optical intersatellite links)를 사용하며, 스타링크 위성을 경유하여 지상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전력 공급 측면에서는 태양 동기 궤도를 활용하여 운용 시간의 99% 이상을 태양광으로 가동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냉각 방식은 지상 데이터센터의 수냉식이 아닌 복사 냉각(Radiative Cooling)을 채택하며, 위성의 운용 수명은 약 5년으로 설계되었다.
모펫 나탄슨(Moffett Nathanson)의 애널리스트들은 "본격적인 구축이 조만간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우주 공간에서의 방사선 관리와 냉각 등 아직 개발되지 않은 기술적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퀼티 스페이스(Quilty Space)의 킴벌리 시버슨 버크(Kimberly Siversen Burke) 이사는 궤도 데이터센터의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며, 칩의 노후화(aging chips), 통신 지연(latency), 제한적인 활용 사례(limited use cases) 등을 근거로 "단기적 매출원으로서는 여전히 추측 단계"라고 평가했다.
궤도 AI 연산에 스페이스X만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구글은 2025년 11월 궤도 AI 컴퓨팅의 개념적 프레임워크를 발표하고, 텐서 처리 장치(TPU)를 탑재한 시제 위성 2기를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Starcloud)는 2025년 말 엔비디아 GPU를 탑재한 냉장고 크기의 위성을 실제로 궤도에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 궤도 AI 연산이 스페이스X의 독점적 영역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 경쟁 분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SpaceNews - SpaceX files plans for million-satellite orbital data center constellation
Scientific American - SpaceX plans to launch one million satellites to power orbital AI data center
CNN Business - Elon Musk's bold new plan to put AI in orbit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2025년 매출 150~160억 달러, 영업이익 약 80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2026년 매출은 220~240억 달러로 전망된다. 반면 xAI는 월 10억 달러의 현금을 소진하며 오픈AI(최근 기업가치 5,000억 달러),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최근 기업가치 3,500억 달러)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합병을 통해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안정적 수익으로 xAI의 자금 수요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IPO를 통해 xAI 투자자들에게 출구 전략(exit strategy)을 제공하겠다는 복합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CNBC가 입수한 은행 밸류에이션 자료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8,590억~1조 2,600억 달러, xAI는 2,190억~2,940억 달러 구간으로 산정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xAI 주식은 주당 526.59달러로 평가되었다. 예측 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스페이스X-xAI 합병이 연중반까지 완료될 확률을 48%, 테슬라-스페이스X 합병 가능성은 15%로 책정하고 있다.
xAI 인수 이후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1조 2,500억 달러)는 테슬라의 시가총액 대비 약 26% 차이까지 좁혀졌다. 머스크의 순자산에서 스페이스X가 차지하는 비중이 테슬라를 넘어서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머스크 경제권(Muskonomy)'의 무게중심이 자동차에서 우주+AI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CNBC - Musk's xAI, SpaceX combo is the biggest merger of all time, valued at $1.25 trillion
Fortune - Elon Musk's SpaceX buys xAI in stunning deal valued at $1.25 trillion
CNBC - 'Muskonomy' shakeup: SpaceX valuation approaches Tesla's after merger with xAI